[제18회 전국장애인문학제 수상작] 가작 _「호박잎 그녀, 울지 않는 비둘기, 아아에 얼다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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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 작-시문학 민송천
호박잎 그녀
조금
많이 조금
다른 무엇보다
나무람 타고난
호박
그보다 조금
하찮음 심히 묻어난
잎새
늦은 밤 잠 쩔은 볼 꼬잡아
술주정 하는 아빠 만큼
고만한 첫 맛
그 호박볶음 보다
더 설던 만남
복숭아 생각나 몰래
첫 임신한 몸 홀로
뒤뚱 징검다리 건났더던
그대로의
초행길 장롱면허
쌍둥이 손주들과
짐짓다독이는 아침 전쟁
내 알량한 원칙선 넘어
아파트 화단 대추나무
마구 흔들어 대는
말괄량이 6 학년 1 반
괴발쇠발 내 손으로
조개젓 양만큼
양파 청양고추 마늘 썰어
고춧가루 참기름 무처 반 술
화룡점정 우렁된장 살짝
밥 한 술 올린 호박잎에 얹어 한입
타고난 나무람에 엄지 척
심히 하찮음에 하트 뿅뿅
양껏 따다 찌기 바쁜
절정의 쌈밥 식단.
조금
매양 조금
외딴 불모지에서 핀
아홉연상 노란 장미
나의
호박잎 그녀.
울지 않는 비둘기
높은 하늘 구름
흘러가다 머문
산허리
바람결 타고 놀던 비둘기
날개짓이
시청각, 언어 장애우
손보자기 안 퍼득인
침묵의 언어로
점자 교실 가득
가슴 울린다.
비장애 여정 지친 맘 흔든
뭉크 그림 하나
내게 예언일 줄 진정 몰랐으니
홀로 절망스런
마음 깊은 절규
날개짓에 이내 다잡아
검지 끝 아리도록
가시 박힌 듯 후끈 눈 뜬 후
울지 않는 비둘기
수화천사, 나의 덕분
그댈 보다.
아아¹⁾에 얼다
그 해
무더웠던 여름날 카페
내겐
식후엔 따끈 숭늉
일상 속엔 뜨끈 보리차
그 맛은 왠지
사촌 같았던 아메리카노
거기엔 아이스가 탁월해
허나 것도
때로 얼음 넷은 눈깜짝 녹고
지나치면 하닙 더할수록
진함 아쉬운데
그래서 주문 땐 예민감성 그 맛
아아에 얼다!
마실 땐 얼음땡 얼음! 그만
아아에 얼다.
1)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줄임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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